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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실리테이션 | Facilitation

아이들과 함께 한 <행복한 안나의 집> 퍼실리테이션 이야기

어린 나이에 정상적인 가정에서 생활하지 못하고 집을 나온 아이들이 함께 살고 있는 <안나의 집>을 지원하기
위해
행복한 안나의 집을 위해 우리가 함께 지켜야 할 행동에 대한 워크숍을 진행하였습니다.

(진행 배경에 대한 자세한 내용  : http://www.aligned.co.kr/62)

 

초등학교 5학년 막내부터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 되는 제일 큰 형까지 다양한 연령층에다 무엇보다 낯선 사람들에 대한 경계심과 새로움에 대한 설레임 보단 두려움이 앞서서 인지 마음을 잘 열리 않아 시작은 어렵게 출발하였습니다.

주제와 워크숍 목적에 맞게 프로세스를 디자인하며 이미 예상은 했던 사항이지만 아직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그것도 평범하지 않은 환경의 보살핌이 필요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한다는 것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큰 도전 이였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마음을 열고 참여, 기대한 결과물을 얻게 되어 이번 워크숍의 스폰서이자 지원해 주신 신부님께 감사인사를 받게 되었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 잘 퍼실레티이션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본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아이들의 마음을 녹이고 기대했던 결과물을 도출하기 위해 아래와 같은 진행프로세스를 사용하였습니다.

우리가 함께 하는 워크숍에 대한 배경과 목적, 주요 프로세스를 설명한 후 사전에 정한 그라운드룰에 합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그라운드 룰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우리들의 약속이라는 이름 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나 생각을 존중할 것을
서로 약속하였습니다그라운드 룰은 워크숍 디자인에 앞서 예상되는
어려움을 잘 다루기 위해 퍼실리테이터가
Intervention 할 수 있는 좋은 도구입니다. 이번 <
안나의 집>의 아이들이
혹시나 마음을 잘 열지 않아 그룹활동을 진행하는데 문제가 있을 것을 대비하여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

본격적인 프로그램에 앞서 아이들에게 행복이란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질문을 하고 서로가 생각하는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 잠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일종의 아이스브레이킹이었습니다. 원래 만들기로 한 것이 바로
<행복한 안나의 집 만들기>였는데 행복에 대한 서로 다른 생각을 확인하고 함께 의미하는 행복에 대해 공감하는 것이
필요해서였습니다.

이후 각자 <안나의 집>에서 가장 행복했던 기억은 언제, 무엇이였는지에 대해 그림으로 표현한 후 자신의 행복했던 기억을
함께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또한 블록쌓기 게임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존중하고 나 자신만이 아닌 "우리"를 생각하고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게임 이후 가진 드브리핑 시간에 아이들 스스로 그렇게 말하는 것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아이들 안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들이 들어 있습니다.
 

  

개인의 행복을 넘어 우리가 함께 생활하는 <안나의 집>이 행복해 지기 위해 우리가 지켜야 할 행동에 대해 서로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각자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의견을 포스트 잇에 작성하고 서로 내용을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의미 있는 결과물이 도출되었습니다. 결과물 중 몇 가지를 공유하면 먼저 욕하지 않기 입니다. 아이들이 무심코 서로에게 던진 욕이 상대방에게 상처가 될 수 있음을 그들 스스로가 느끼는 순간이였습니다. 그리고 감정 표현하기 입니다. 미안하면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고마운 일이 있으면 고맙다고 표현하고 서로 웃어주자는 내용입니다. 평소 아이들끼리도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모양입니다. 아이들이 직접 작성한 의견들을 종합해보니 누구보다 변화를 원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직접 만든 행복한 <안나의 집>을 위한 결과물을 신부님께 설명해드릴 때.... 우리 아이들이 직접 작성한 것이 맞냐며 재차 확인하며 아이들의 가능성에 흐뭇해 하셨습니다.

 

행복한 안나의 집이 되기 위해 우리들이 지켜야 할 행동들이 실제로 잘 지켜질 수 있도록 신부님과 아이들의 곁을 지켜주는 선생님에게는 별도 미팅을 통해 자세히 안내도 해드렸습니다. 한 번의 워크숍으로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장기적인 지원이 절실함을 느끼게 해준 첫번째 워크숍이었습니다. 앞으로 신부님과의 의논을 통해 여러 방법들을 고민해볼 것입니다. 

서울로 올라오는 길은 그 어느 워크숍 때보다 보람된 발걸음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