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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실리테이션 | Facilitation

전략기획 퍼실리테이션 워크샵에 대한 정리...

지난 주에 마친 고객사의 비전수립 워크샵에 대한 wrap-up meeting을 사장님, 인사총괄 임원과 함께 가졌습니다.

 

어제 미팅에서는 크게 3가지에 대한 대화가 오갔는데요, 첫번째는 워크샵 과정과 결과물에 대한 상당한 만족감의

표현이셨구요, 두번째는 참여를 이끌어내는 프로세스에 대한 신뢰였습니다. 마지막에는 그룹이 만들어내는 결과가
탁월한 리더 몇 명이
집중적인 노력을 쏟아부어 만들어내는 결과보다 진정 더 탁월한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져서 예상보다 긴 시간을 퍼실리테이션에 대한 논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저변에는 워크샵 결과에 대한

만족감을 깔고 대화가 이어졌지요.

 

첫번째, 사장님과 인사임원이 만족한 포인트는 이렇습니다. 비전수립 전 과정에서 직원들의 참여가 사장님의

best guess 보다 훨씬 높았다는 점입니다. 지칠줄 모르고 논의에 논의를 거듭하는 열정이 조직 안에 존재함을

확인하는 의미있는 자리였다구요. 게다가 이 열정을 비전달성을 위한 통로로 고스란히 이어갈 수 있음을 확인하는

자리였으니 사장님으로선 여간 기쁜 일이 아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이 더 보완해야 할 부분도 새롭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비전에 대한 프로젝션에서 현재의 강점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이

드러났거든요. 조직차원에서 개발이 필요한 부분이 드러난 점도 큰 수확입니다.

 

두번째, 프로세스에 대한 신뢰였습니다. 모든 영역에서 모든 참여자들의 의견이 포함될 수 있도록 정교하게

준비한 프로세스와 프로세스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선택된 툴과 테크닉에도 찬사를 보내주셨습니다.

주제가 워낙 무거워서 각 단계, 단계마다 재미를 높일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여 그룹의 에너지가 떨어지지

않도록 배려한 덕분에 참가자들은 마치 놀이터에 함께 온 것처럼 즐길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늘 이런 놀라운 결과가 나올 수 있을까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지요. 제 대답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놀라운 결과는 잘 준비하고 또 그룹의 social system의 역동성을 읽으면서 진행할 때

나타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그룹퍼실리테이션의 3가지 핵심요소인, process, structure,

content 에 대한 세밀한 검토와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진행한 저도 놀라게 한 워크샵의 정점은 비전을 달성했을 때의 외형적 모습을 논의할 때였습니다. 그때 팀은

매출의 크기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었는데, 설왕설래, 앞으로 쉽게 나아가지 않았지요. 찬성과 반대, 막상

현실로 옮기는 과정에서의 부담감, 추가로 필요한 리소스... 이런 부분들이 쉽게 합의에 이르지 못하게

했습니다. 참, 저는 사장님과 임원 몇 분에게 매출규모에 대해 먼저 제시하지 말아줄 것을 사전에

부탁했었습니다. Bottom up을 기대해보기로 한 것이지요. 뜨거운 논의가 한참 진행되고 정점을 넘어섰을 때

한 사람이 그제서야 사장님이 전혀 논의에 참석하고 있지 않음을 알아차렸습니다. 순간 폭소가 터져나왔죠. 

결국 그들은 매출규모에 대한 합의를 만들어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그 규모가 바로 사장님이 생각한 것과

일치했다는 점입니다.

 

전체 워크샵에 상당한 만족감을 표시하신 사장님께서는 한국에서의 사례를 아시아태평양지역 사장단

미팅에서 공유하실 생각이시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Wrap up meeting이 끝나갈 무렵, 사장님은

이틀간의 워크샵에서 자신의 참여에 대한 피드백을 청해오셨습니다. 당연히 저는 깜짝 놀랐지요.

이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지요.

 

이 순간, 진지한 눈빛으로 자신에 대한 피드백을 청하는 사장님의 모습 속에 이미 이 회사의 미래가

고스란히 들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