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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실리테이션 | Facilitation

계획과 실제 그것이 일어남과의 관계

지난 6개월간 3개 회사를 대상으로 비전수립과 전략기획을 위한 워크샵을 퍼실리테이션하였습니다. 

해당 기업으로 보면 가장 중요한 터널들을 지나왔다고 볼 수 있지요.  3개 회사 모두 워크샵 후 상당한

만족감을 표현해주셨습니다. 워크샵을 위해 여러차례 스폰서인 사장님과의 회의를 통해 회사가 당면한 조직적,

사업적 상황을 이해하고 그것을 토대로 워크샵 프로세스를 디자인하고, 그 디자인 한 것을 가지고 사장님과 다시

또 논의하면서 프로세스를 확정하고 실제 상황에 들어갔습니다. 워크샵이 성공적이었다고 하지만 사실 그 결과는

순전히 사장님과 담당임원들이 사업과 조직에 대한 여러 모습들을 100% 오픈해주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퍼실리테이션이 진행되는 동안, 3개사의 사장님들이 공통적으로 놀라움을 표시하셨던, 참석한 사람들은 최고의

에너지를 보이며 지칠줄 모르는 논의에 논의를 이어갔습니다. 바닷가에 앉아 파도가 흩어졌다가 다시 모이고, 그 모인

것들이 다시 흩어졌다가 새로 밀려온 파도와 결합하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런 자기조직화의 과정을 흥미있게

지켜보았던 바로 그때와 같았습니다. 일순 동의하는 듯하다가는 다시 멀어지고, 다시 조율되어 합의하는 듯하다가는

또 다른 이슈로 인해 깊은 대화로 빠지고... 각기 다른 파도의 높낮이를 오르내리다 어느 지점에서 뜨겁게 합의를 하는

워크샵의 장면이 바로 그것이죠. 


3개 회사 모두 그 뜨거운 합의에 기뻐하며 3년, 또는 5년 후 회사의 비전을 만들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과

실행계획까지 말끔히 끝냈습니다.  그런데 이 시점부터가 제가 고민하기 시작하는 포인트입니다.  어떻게 하면 워크샵에서

그들이 보였던 높은 수준의 에너지를 실행단계로 이어가게 하느냐는 것이죠.  마이클 해머에 의하면, 준비한 비지니스

플랜의 25% 정도만 계획대로 실행된다고 합니다. 투입된 노력에 비해 터무니없이 부족하지요. 그 대부분의 책임을 저는

리더십 이슈로 봅니다. 조직의 에너지를 유지하려면 그 에너지가 떨어지지 않도록 불을 지속적으로 지펴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니까요. 


자유롭게, 상상력과 미래에 대한 기대를 동원하여, 일상에서는 도저히 생각지도 못했던 도전과 위험까지도 즐기면서 워크샵에 

참여했던 그들의 자발성에 찬물을 끼얹는 매니저들의 노력, 그것도 이전과 전혀 달라지지 않은 일상적 관리태도는 높이 올랐던

조직의 에너지를 단박에 끌어내려 버립니다.  곤두박질한 에너지는 결국 실행에 영향을 미치게 되구요. 


계획과 실제 일어남과의 사이에는 무수히 많은 점들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리더들은 그 점들의 존재를 애써 외면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일상적 과제에만 집중합니다. 3년 후의 비전을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것을 나침반으로 삼지 않고 또 다시

한 달후의 실적에만 눈길을 줍니다. 


현재와 비전까지의  "사이"를 성공적으로 리드해야 하는 리더십팀을 어떻게 지원해야 할지,  이것이 지금의 제 고민입니다. 

그들의 진정한 성공을, 숫자만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의 경험과 느낌, 학습 .... 이런 많은 것들을 그들만이 아니라 저도 뜨겁게

기대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