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개발해서 공유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공유할 수 있는 비전을 개발해야 할까요?
오래전부터 이야기 해 온 이 비전이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식상한
마음마저 들게 하는 건 왜일까요? 2009년도 Harvard Business Review 에는, "리드하려면 공유하는
비전을 만들어라"는 기사가 게재된 적이 있습니다.
"Being forward-looking - envisioning exciting possibilities and enlisting others in a shared
view of the future - is the attribute that most distinguishes leaders from non-leaders."
-James Kouzes and Barry Posner -
앞을 내다보고 미래에 대한 그림을 그리는 것, 그것이 바로 리더와 그렇지 못한 사람을 구분하는
속성이나 자질이라고 말합니다. 가슴을 뜨겁게 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내고 사람들을
그 가능성에 연결하여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것, 리더의 중요한 책임입니다. 그러나 임원들의
업무활동을 분석한 연구자들에 의하면 전형적인 비지니스 리더의 3%만이 비전을 그리고
사람들을 그 비전으로 연계시키는 활동을 한다고 합니다.
대체로 비전은 사장, 마케팅 책임자, 또는 측근의 몇 명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소위 최고로 스마트한
사람들이지요. 물론 그들이 시장, 고객, 사업, 모두를 가장 많이 알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만
일하는 것이 조직은 아닌데, 그림은 그들만 그립니다. 나머지 사람들은 자연스레 이 그림의 주체가
아닌 객체가 되어버립니다. 다니엘 핑크가 <드라이버>에서 말한 autonomy는 사라진겁니다.
잘 만든 비전을 조직 내에 공유하여 사람들이 그 비전을 받아들이게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자신의 autonomy 없이 만들어진 것을 받아들이고, 그것에 동기부여받아서 각자 하는 일을
에너지 넘치게 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많은 기업들이 활용하는
비전과 관련된 활동에 구멍이 생깁니다.
비전을 만들 때, 그 신나는 작업을 하는 과정에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여 판을 벌여 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럴 때 제가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많은 사람들을? 통제가 안되는 상황일텐데..."라는 것입니다.
미래에 대한 그림을 최대한 스트레칭하여 그리는 작업은 오히려 통제를 내려놔야 할 상황인데
통제를 염려합니다. 드넓은 잔디밭에 사람들의 상상력을 풀어 놓는다면.... 그리고 그 안에서 자신들이
하고 싶었던 것을 최대한 해보도록 대화의 자리를 디자인해준다면,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화학작용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충분한 환경을 만들어준다면.... 그것이 바로 리더가 해야 할 일입니다.
스마트한 직원들이야 말로 새로운 눈으로 시장, 고객, 사업을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을 위해 조직 내에
대화의 채널과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어주는 것, 조직개발에서 점점 중요하게 다루는 일입니다.
Vision sharing 보다 Shared vision을 만드는 일, 비지니스 환경이 어려울수록 중요합니다.
여러 명이 많은 대화를 거쳐 만들어낸 이런 비전이 어두운 밤길을 밝혀주는, 정북향을 알려주는
별빛입니다.